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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바이오, 공감·솔직 스토리텔링 마케팅 ‘활발’

기사승인 2024.11.20  08: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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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산업군에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의 깊은 관계 형성을 위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기업이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 극대화와 소비자간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보통은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가 적극 활용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분야를 불문하고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제 스토리텔링은 기업들에게 필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의료계 역시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보수적인 분위기였던 전통 제약사가 캐릭터에 세계관을 입히는가 하면 웹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공식 SNS에서 창의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연재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기업까지.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은 업계의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에도 이바지하며 의료 분야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 거북이가 육지에서 '간' 대신 '약'을 구해간 사연? 캐릭터로 새 옷 입는 제약사들

국내 제약사들이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캐릭터 활용 마케팅에 속속 나서고 있다. 보수적이고 딱딱할 것만 같은 이미지의 제약사들은 이제 친근하고 접근하기 쉬운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의 현대적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올해 2월 동아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은 워너브러더스의 인기 캐릭터 파워퍼프걸을 활용한 기획 세트를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파워퍼프걸은 일본과 중국, 한국 등에서 방영된 초능력을 지닌 세 자매를 주인공으로 하는 미국 애니메이션이다. 협업을 통해 파티온은 파워퍼프걸의 초능력으로 피부 트러블을 파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 광동제약은 회사의 오랜 상징인 거북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캐릭터 세계관에 호응이 높은 MZ세대와의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캐릭터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하얀 거북이'로 희귀성과 고귀함을 표현했다. 거북이를 상징하는 초록색 컬러의 후드티를 입고 있으며, 탈부착이 가능한 등껍질을 메거나 타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고객들과 소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 캐릭터에 담은 일부 스토리텔링 공개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시기를 알 수 없는 오랜 옛날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해오라는 미션에 따라 육지에 올라온 거북이라는 설명. 토끼를 만나기는 했지만 간을 구하는 대신 광동제약의 제품을 소개받아 용왕을 치료했고 이후 건강에 대한 공부를 더하기 위해 육지에 남았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동화약품은 ‘동화패밀리’라는 캐릭터를 개발해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알약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화패밀리는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동화’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그녀의 주변 가족들로 구성된다. 할아버지의 경우 동화패밀리의 정신적 지주로 취미는 독서와 바둑이다. 평소엔 온화하지만 바둑 승패에 따라 성격이 돌변한다고 소개된다. 가족 7명과 반려견 ‘동팔’로 구성된 동화패밀리는 동화약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등장하고 있다.

■ 친근한 소재 담아낸 콘텐츠로 우리의 직장 생활 고민 공감 이끌어내는 제약사

대웅제약은 직장 내 일상을 담은 웹 드라마 콘텐츠로 업계 마케팅 트렌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유연하고 활기찬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숏 시트콤을 제작해 직원들의 일상적인 고민과 유머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다양한 사건들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직장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밖에도 대웅제약은 온라인홍보팀의 직장 내 일상을 담은 웹 드라마 ‘디오피스(D-Office)’로 대웅제약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2023년 12월 약 3500명에서 현재 8만여 명으로 약 23배 증가시키는 등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2019년 채널 개설 이후 4년 간 1000명 수준이었던 구독자수는 6개월 만에 7만7000여 명으로 급증했고, 제약업계 22개 채널 중 20위에 머물렀던 구독자 수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인턴의 과한 열정에 관해 다룬 에피소드의 경우 점심 메뉴 선택지를 PT로 제작해 발표하고 5만 개가 넘는 레퍼런스를 준비해 온 신입사원의 일과가 담겼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사소한 것에도 신경쓰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신입 시절의 열정과 노력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디오피스 콘텐츠의 핵심 방향성은 공감이다. 대웅제약이라는 기업을 소개하기 전에 직장 생활이라는 보편적 현실을 바탕으로 대중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원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회사가 직원들의 업무 고충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내포한 소통 방식이기도 하다.

■ “피부를 넘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논하다” 돋보이는 스토리텔링으로 가치 전하는 에스테틱 기업

글로벌 에스테틱 기업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은 지난 5월 출시한 모노폴라 고주파(RF) 의료기기 세르프 (XERF)의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스토리가 담긴 다양한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다. 진정성과 감동이 담긴 각각의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브랜드의 가치와 미션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세르프는 일상 속 피부 케어 가이드부터 여행, 문화,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로 브랜드를 소비자들의 삶의 일부로 자리잡게 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해발 1,500미터에 위치한 고산지대 도시 사파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를 실제 사진들과 함께 자세히 들려주고 여름 휴가지에서 들으면 좋을 플레이리스트도 추천해 준다.

세르프의 목표 메시지는 ‘내 피부에 맞추다, 내 순간에 맞추다(FIT MY SKIN, FIT MY MOMENT)’라는 슬로건 아래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일상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고민하고 그 삶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로써 단순한 제품을 넘어 소비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각자의 피부와 순간에 맞는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가치를 존중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TV 광고에서도 세르프는 다채로운 일상의 순간들을 보여주며 스스로가 진짜 원하는 순간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광고 속에서 배우 박신혜는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 캠핑장에서 보내는 가벼운 순간, 삶의 중심에서 균형을 맞추며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내는 순간, 혼자만의 깊은 휴식을 취하는 순간 등 다양한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타인의 시선이 아닌 본인의 행복에 집중한다는 세르프의 지향점을 담아낸 스토리가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맞춤형으로 충족시키는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다. 

김사랑 기자 kimsarang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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